순교자의 딸 유섬이 묘

경상남도 거제시 일대 (유배지 인근)

거제, 아홉 살 어린 나이에 관노비로 유배된 한 소녀가 일흔한 살까지 살아낸 자리. 호남의 사도라 불린 순교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의 딸 섬이는 1801년 신유박해로 아버지가 전주 남문 밖에서 능지처참형에 처해지자, 죄인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경상도 거제부로 유배되었다. 관비의 신분으로 살면서도 그녀는 정절을 지켜 평생 혼인하지 않았고, 스스로 토굴을 짓고 그 안에서 25년을 하느님과 함께 지내는 고행의 삶을 살았다. 이 조용한 묘소는 아버지의 순교를 온몸으로 이어받은 딸의 신앙을 오늘도 증언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