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간월산
간월산 정상 가까운 비탈, 억새밭을 지나 바위 아래로 몸을 낮춰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굴이 하나 있다. 폭 7미터, 높이 1.2미터. 어른이 허리를 펴고 설 수 없는 이 좁은 공간이 한때 수십 명의 신앙 공동체였다. 1839년 기해박해가 휩쓸고 지나간 뒤, 충청도와 영남 곳곳에서 쫓겨온 교우들이 언양 간월공소를 거쳐 더 깊은 산으로 숨어들며 찾아낸 자리다. 최양업 신부는 1860년 경신박해 때 이곳에서 석 달을 지냈다. 훗날 울산 장대에서 순교하게 될 허인백과 이양등, 김종륜도 이 굴을 거쳐 갔다. 지금도 굴 앞에 서면 아래로 영남알프스의 능선이 끝없이 펼쳐진다. 숨기 위해 오른 산이 이토록 아름다웠다는 사실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.